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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태양 카를로스 알카라즈와 리빙 레전드 노박 조코비치의 역사에 남을 윔블던 결승전은 알카라즈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결승전 후 인터뷰를 한 그는 로얄박스에서 경기를 관람한 스페인의 국왕 펠리페6세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폐하 앞에서 2번 경기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2번 이겼습니다.

저는 폐하께서 더 자주 찾아오시길 바랍니다."

ⓒWimbledon

자신의 승리요정으로 감히(?) 자국의 국왕을 지목한 것일까? 그렇다면 20살 다운 패기와 귀여운 발상이다. 

한편으로, 그가 앞으로 써 내려갈 역사는 모든 대회에서 결승전에 서는 역사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조코비치와 총 3번의 대결에서 2번 승리한 알카라즈, 그 중 한 번은 그랜드슬램 결승전이었으니 그가 얻은 희열과 자신감은 이러한 발언에 더욱 힘을 싣게 한다. 

 

은퇴한 로저 페더러, 현재 부상 중이며 은퇴를 암시한 라파엘 나달 그리고 패배한 노박 조코비치까지..

우리는 지금 이 별들로 화려하게 빛나던 BIG 3 시대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떠오르는 태양 알카라즈가 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결승전 요약

 

스무살의 세계랭킹 1위 알카라즈가 새로운 윔블던의 챔피언이 되었다. 

4시간 42분 동안 이어진 5세트 접전 끝에 세트 포인트 3:2(1-6, 7-6(6), 6-1, 3-6, 6-4)로 승리한 것이다. 

첫 세트에서 단 한 게임밖에 가져오지 못한 알카라즈는 이후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2, 3세트를 챙겼다. 

 

그래도 지난 챔피언이 쉽게 물러날 리 없었다.

3세트를 쉽게 내준 후 4세트에서 집중한 조코비치는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5년 연속 윔블던 챔피언', '총 8회 윔블던 우승', '그랜드슬램 24회 우승' 등 조코비치는 아직 역사를 새롭게 쓸 기회가 한 번 더 남아있었다. 

 

반면, 비록 1세트를 내준 알카라즈였지만 그는 위축되지 않았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1세트 경기력이 나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솔직히 첫세트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플레이가 좋았고,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았어요.

실제 상대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할 기회도 있었고, 거의 그런 기회까지 가기도 했었죠.

하지만 그 기회를 살리지를 못했습니다.

 

사실 노박 조코비치와 같은 레전드와 경기를 하다보면 그렇게 기회를 잡지 못하는 문제는 항상 발생합니다.

그렇기에 경기가 힘들어질 수 밖에 없죠. 하지만 두번째 세트에 들어서면서, 분명 제게도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랬기에 집중해야 했어요.

 

경기에 집중한 채, 제 기회를 기다려야 했죠. 치고 올라거거나 혹은 최소 스코어를 서로 타이트하게 할 그런 기회를요.

두번째 세트를 이긴 것이 오늘 경기에서 제겐 매우 좋게 작용했습니다. 만약 두번째 세트에서 졌다면 오늘 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세트에서 졌다면 아마도 0-3으로 졌을 거에요. 두번째 세트의 승리가 저에게는 큰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그로 인해 계속 이렇게 경기한다면, 노박을 이곳에서 이길 수 있겠다라는 큰 동기부여가 되었죠."

ⓒ Wimbledon / ROLEX instagram

알카라즈는 3세트 첫 게임부터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그토록 완벽했던 조코비치의 백핸드는 범실이 늘어나고 있었다. 3세트 4번째 게임에서 더블브레이크 기회를 잡으면서 균형을 맞추려고 했지만 20살 답지 않은 알카라즈의 노련한 포핸드 슬라이스 득점으로 조코비치는 또 한 번 세트를 내줄 수 밖에 없었다. 

 

4세트는 조코비치의 것이었다. 3번째 게임 이후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는 듯 했지만 5번째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흐름을 가져왔다. 이후 9번 째 게임에서 알카라즈의 더블폴트가 나오면서 다시 한 번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5번째 세트로 이어지는 결승전은 누가 승리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마지막 5세트에서 알카라즈는 초반부터 승부를 지었다. 3번째 조코비치의 서비스 게임을 백핸드 다운더라인 위닝샷으로 가져온 것이다.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잃어버린 조코비치는 평정심을 잃어버리고 라켓을 던져 부러뜨렸다.(이 행동으로 벌금 8천달러의 징계를 받았다. 우리 돈 약 1천만원 정도이다.)

 

게임스코어 5:4에서 알카라즈는 정교한 로브샷과 서브포인트로 여유와 담대함을 보여줬다. 이후 조코비치의 포핸드 샷이 네트를 넘지못하면서 마지막 득점에 성공했다. 

2003년 이후 20년 만에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머레이가 아닌 선수가 윔블던 챔피언이 된 순간이었다. 

이로써, BIG3(혹은 BIG4) 시대는 끝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승전이 남긴 기록

  • 보리스 베커(1985년/당시17세), 비외른 보리(1976년/당시20세) 이후 세번째로 어린 윔블던 챔피언(20년 72일)
  • 2003년 이후 로저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 앤디 머레이(영국),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아닌 챔피언
  • 마누엘 산타나, 라파엘 나달에 이은 세번째 스페인 윔블던 챔피언
  • 우승 상금 235만 파운(시즌 상금 781만 4,414달러 / 약 99억원 / 세계 1위)
  • 랭킹 포인트 2,000점 추가 (총 9,675점) / 세계 1위)
  • 시즌 최다 우승(6회 / 세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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