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선택 이유 영화 이후 박보영이 나온 작품을 본 적이 없다. 어쩌다 보니 인연이 없었다. 그렇게 나에게 그녀는 '귀여운 외모에 노래를 잘하는' 이미지의 배우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 최근, 즐겨보던 유튜브 채널에서 드라마 홍보차 출연한 그녀를 다시 만났다. , 정신질환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룬 작품에 그녀가 주연이라니 왠지 기다려졌다. 대학교 전공 과정에서 심리학개론, 정신분석개론 등을 접한 적이 있다. 그때, 정신 질환의 유형이 매우 다양하고 심리 작용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것임을 알게 됐다. 이후로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었고, 일할 때 다양한 심리 문제를 가진 사람을 만나보기도 했다. 최근에는 생각보다 많은 지인들이 우울증, 공황장애 등을 겪고 있다는 것도 알게됐다. 자연스럽게 이 작품에 관..
요즘 '세작, 매혹된 자들'과 '고려 거란 전쟁'이라는 작품을 즐겨 보고 있다. 두 드라마 모두 사극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등장인물들의 말투와 쓰는 단어들이 매력적이다. 현대어 보다 좀 더 고풍스럽다고나 할까 아름다운 대사는 이야기의 전개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결과적으로 극에 더욱 감정을 이입하게 한다. 🖋「세작, 매혹된 자들」 몽우(濛雨) 이인(조정석 분)은 남장을 한 여주인공 희수(신세경 분)의 이름과 신분을 모르는 상태에서 내기 바둑을 두고 패배한다. 그때 마침 가랑비가 내리고, 이인은 "몽우다"라고 말한다. 본인의 애칭이라고 말하며 각별히 여긴다. 희수는 내기 바둑에서 이긴 대가로 그 이름을 호( 號 /본명이나 자 이외에 쓰는 이름)로 받아가겠노라고 말하며..
집 근처 도로변을 20분 정도 산책했다. 아직 초겨울이라 후드티에 적당한 두께의 조끼만 걸치고도 걷기 좋은 날씨였다. 산책을 하게 된 계기는 자청의 라는 책을 읽다가 마음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자청은 책에서 '걷기는 소재를 만들기에 최적의 행동'이 걷기라고 하면서, 두뇌가 모든 정보를 창의적으로 재조합하는 '몽상모드'로 전환되는 걷기를 적극 활용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칸트까지 당대 위대한 철학자들은 걷기를 통해 창의적 사고를 발휘했다는 칼럼까지 덧붙이고 있다. 이렇게 주장과 근거까지 탄탄한 글을 읽고 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스마트폰은 충전기에 꽂아둔 채로, 후디를 뒤집어 쓰고 문 밖으로 나섰다. 몇 시간동안 집안에만 있었더니, 바람이 상쾌했다. 걸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났다. ..
내가 어떤 일을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하는 것'이 아니고 '쉬운 것'이다. '쉬운 일'은 고착화되고 동시에 실수할 확률도 높아진다. 내가 어려워 하는 일, 거부감이 드는 일을 과감히 (그리고 묵묵히, 오랜 시간) 수행하는 것이 시간이 지나 가치있는 '무엇'이 될 확률이 높다. 한 유투브 채널에서 배우 차승원이 한 말을 내 나름대로 (기억나는대로) 적어봤다. 이 이야기에 울림이 있었다. 우리는 쉽게 성공하고 싶어한다. 가능하면 짧은 시간 내에,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목표를 이루고 싶어한다. 나 또한 그렇다. 그래서 후회하는 일이 쌓이고 쌓인다. 하지만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매일 매일 꾸준히 해 나가야 어느 순간에 꿈에 그리던 순간을 마주할 수 있다. 꼭 그 순간을 손에 넣지 못하더라도, 분명한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