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시골의 집배원이었다. 쌀과 감 농사를 짓던 부모님은 우리 삼 남매가 자라면서 점점 많은 돈이 필요했다. 아빠는 농번기가 아닐 때는 공사장에서 막노동도 하셨는데, 하루는 공사 현장에 높게 쌓인 건축자재(벽돌로 기억한다)가 쓰러지면서 아빠의 얼굴을 덮쳤다. 코뼈가 부러지고 볼이 심하게 찢어지는 사고를 당하셔서 응급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주방 바닥에 이불을 깔고 누워있던 아빠의 모습은 트라우마처럼 남았다. 그리고 그 이후 아빠는 더 이상 위험한 일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셨고, 엄마의 권유로 매달 꼬박꼬박 월급이 들어오는 집배원을 시작했다. 1994년, 아빠가 35살이었고 내가 10살 때의 일이다. 아빠는 9시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는 직장인이 되면서 당신의 삶의 모습이 획기적으..
냉소적이고 생각을 자극하는 영화 은 이런 상황을 가정해서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권력부터 가십에 열광하는 대중들까지 재난을 대하는 우리 사회 다양한 군상을 묘사합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영화의 시의적절한 소재와 배우들의 열연, 우리 사회를 풍자하는 연출에 대해 살펴봅니다. 1. 시의적절한 소재 서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는 기후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물이 부족해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있고, 너무 많은 비가 내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도 있습니다. 혜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는 영화의 소재는 이런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를 빗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가 최근 몇 년 동안 겪은 팬데믹을 통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
누구나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후 자꾸만 떠오르는 행복했던 순간들은 현재의 나를 끊임없이 괴롭힙니다. 그 기억을 지우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영화 '이터널 선샤인'은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우리가 기억을 지운 후 사랑했던 그 사람을 다시 마주한다면, 그 어떤 감정도 생기지 않을까요? 영화에 나오는 대로, 원래의 제목은 알렉산더 포프의 시 '엘로이사가 아벨라드에게'에서 따온 것으로, 209행의 '무구한 마음의 영원한 햇빛'에서 따온 것입니다. 영화는 우리에게 '기억이 지워진 한 남자의 마음에 영원히 비추는 사랑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리뷰에서는 이 걸작의 흥미로운 전제, 눈부신 연기, 심오한 주제에..
1. 영화 소개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은 영화 'Boyhood'(보이후드)를 소개하는 블로그 게시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Richard Linklater(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Boyhood'는 12년에 걸친 심오하고 친밀한 여행으로 우리를 데려가는 놀라운 영화적 성취입니다. 이 리뷰에서는 독특한 스토리텔링 방식, 진정성 있는 연기, 'Boyhood'를 잊을 수 없는 영화 관람 경험으로 만드는 보편적인 주제를 탐구합니다. 'Boyhood'는 6세부터 18세까지의 어린 소년 Mason의 삶을 묘사함으로써 스토리텔링에 특별한 접근 방식을 취합니다. 같은 출연진으로 12년에 걸쳐 촬영된 이 야심 찬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메이슨의 성장과 변모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현실적이고 확실하게 느끼는 방식으로 ..